이번 글에서는 실제 해외 진출에 성공한 스타트업 프랜차이즈 사례를 중심으로 그들의 전략과 성공 요인에 대해 소개할 예정입니다. 한국 프랜차이즈 산업은 오랜 시간 동안 대기업 중심의 확장 모델이 주를 이뤘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스타트업 기반의 중소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사례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거대한 자본력 대신 혁신적인 콘셉트, 민첩한 실행력, 디지털 기반 운영 전략을 통해 현지 시장에 빠르게 적응하며 생존하고, 더 나아가 성장하고 있습니다.
퓨전 포맷과 디지털 전략의 결합: 뉴욕에 안착한 ‘설빙 USA’
한국의 대표적인 디저트 프랜차이즈 설빙은 이제 더 이상 대기업 브랜드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스타트업적인 민첩성과 트렌디한 감각을 무기로 미국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설빙 USA는 중소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글로벌 진출 사례 중 주목할 만한 성공 사례입니다.
차별화된 콘셉트와 현지화의 조화
설빙은 한국식 빙수라는 틈새 시장을 기반으로 출발했습니다. 미국 시장에서도 이 독특한 콘셉트를 유지하면서 현지 입맛에 맞춘 메뉴 개발을 진행해 차별화를 극대화했습니다. 예를 들어:
기존의 인절미 빙수, 팥빙수 외에 오레오 토핑, 초콜릿 기반 빙수, 심지어 채식 고객을 위한 코코넛밀크 기반 제품까지 다양화
계절 메뉴나 SNS 인증 유도형 비주얼 제품을 적극 도입하여 밀레니얼 및 Z세대 소비자 유입
디지털 기반의 주문 및 마케팅
설빙 USA는 오프라인 중심의 운영 모델을 탈피하고, 모바일 주문, 인플루언서 기반 마케팅, SNS 브랜딩을 핵심 전략으로 활용했습니다.
현지화된 인스타그램, TikTok 채널 운영을 통해 소비자 참여 유도
메뉴 개발 초기 단계부터 현지 고객 피드백을 반영해 ‘고객 공동 개발’ 방식 채택
배달 앱과의 연계를 통해 팬데믹 이후 매출 회복 및 성장 가속화
핵심 시사점
독창적이지만 낯설 수 있는 제품일수록 현지 소비자와의 감성적 연결 장치가 필요
중소 프랜차이즈라 하더라도 디지털 전환을 통해 마케팅과 운영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 가능
실시간 피드백을 반영한 민첩한 의사결정이 해외 시장에서 빠른 정착의 핵심
K-컬처 활용과 로컬 파트너십: ‘버거샵’의 말레이시아 확장
‘버거샵’은 2020년 국내에서 창업한 수제버거 전문 프랜차이즈 스타트업으로, 2년도 채 되지 않아 말레이시아 시장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특히 이 브랜드의 해외 확장은 K-컬처와 브랜드 아이덴티티, 그리고 현지 파트너십을 정교하게 결합한 전략이 주효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한류(K-컬처)의 감성 마케팅 접목
버거샵은 단순한 버거 판매를 넘어, K-드라마, K-팝의 감성을 버거에 접목하는 새로운 전략을 펼쳤습니다. 예를 들어:
매장 인테리어를 한국 드라마 콘셉트로 구성하고, 메뉴 이름에 한국어 표현을 그대로 사용
BTS, 블랙핑크 등 K-팝 관련 굿즈를 일정 금액 이상 구매 시 증정
드라마 속 식사 장면을 재현한 이벤트 메뉴를 SNS 상에서 바이럴
이런 감성 중심의 브랜딩은 말레이시아 젊은 층, 특히 한류에 익숙한 Z세대를 중심으로 강력한 입소문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전략적 로컬 파트너십
말레이시아 현지에는 이미 다양한 글로벌 버거 브랜드가 존재하고 있었기에, 단독 진출은 리스크가 컸습니다. 버거샵은 현지 식음료 유통 대기업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여 다음과 같은 시너지를 이끌어냈습니다:
물류 인프라, 식자재 조달, 현지 인허가 절차 등의 운영 부담 최소화
기존 유통 채널을 활용해 다양한 지역에 브랜드를 빠르게 확산
파트너가 보유한 프랜차이즈 운영 경험을 활용하여 서비스 표준화
핵심 시사점
콘텐츠 기반의 감성적 브랜드 접점은 스타트업에게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음
로컬 파트너를 통한 자산/인프라 활용은 리스크 관리 및 시장 확대의 열쇠
작지만 강력한 브랜드 콘셉트는 대형 브랜드와의 경쟁에서도 생존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음
기능성 콘셉트와 ESG 전략의 결합: ‘그레인에비뉴’의 호주 시장 진출
‘그레인에비뉴’는 건강식 샐러드 및 곡물 기반 식단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프랜차이즈로, 2019년 국내에서 창업한 후 2022년 호주 멜버른에 첫 해외 지점을 열었습니다. 단순히 건강식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ESG 가치와 기능성 식문화라는 두 축을 결합한 것이 성공의 핵심이었습니다.
식문화 변화와 건강 트렌드의 정조준
호주는 웰니스 소비가 확산된 대표적인 국가 중 하나입니다. 그레인에비뉴는 철저한 시장 조사를 통해 고객의 니즈를 분석하고 다음과 같은 전략을 수립했습니다.
현지에서 수요가 높은 비건·글루텐프리·케토 식단을 기반으로 맞춤형 메뉴 구성
모든 원재료의 영양성분 및 칼로리 표시를 강화하여 투명성과 신뢰 확보
정기 식단 구독 모델을 통해 고정 고객 확보 및 매출 예측 가능성 확보
ESG 경영을 브랜드 운영에 접목
그레인에비뉴는 단순한 음식 판매에 그치지 않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가치 기반의 운영 모델을 확립하였습니다.
플라스틱 포장재 최소화 및 생분해성 용기 사용
식재료의 70% 이상을 현지 유기농 농장에서 공급받는 지속 가능한 공급망 구축
매출 일부를 지역 청소년 건강 캠페인에 기부하는 사회적 환원 구조 도입
이런 방식은 단순히 제품 중심의 경쟁을 넘어, 브랜드의 철학과 삶의 가치에 동조하는 고객층을 형성하는 데 기여하였습니다.
핵심 시사점
기능성과 사회적 가치를 결합한 콘셉트는 글로벌 시장에서 고부가가치를 창출
ESG는 대기업만의 이슈가 아닌, 스타트업 브랜드의 차별화 요소로 작용 가능
로컬 문화에 맞춘 식단 개발과 서브스크립션 모델은 운영 안정성을 높이는 전략적 선택
작은 브랜드, 큰 도전 —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은 충분히 가능하다
과거에는 해외 진출은 자본과 규모의 싸움이었지만, 이제는 콘셉트, 실행력, 디지털 전략, 현지화 능력이 핵심 역량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살펴본 사례들을 통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공통된 성공 전략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 콘셉트의 차별화: 단순히 음식만 파는 것이 아니라, 문화·정서·가치를 파는 것이 성공의 조건입니다.
현지화와 민첩한 실행: 로컬 고객과의 접점을 빠르게 형성하고, 피드백을 즉각 반영할 수 있는 구조가 중요합니다.
전략적 파트너십: 인프라, 유통, 행정 등은 외부 역량을 활용해 부담을 줄이고 안정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 프랜차이즈라 할지라도 올바른 전략과 준비가 뒷받침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작은 규모의 브랜드가 오히려 민첩성과 창의성을 무기로 거대 브랜드와 차별화된 방식으로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오늘날 글로벌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스타트업에게 열려 있는 기회의 본질입니다.